노력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집으로 오다보면 대로변 사거리에 눈길을 끄는 사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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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cing Man. 이 사람은 하루종일 춤을 춥니다. 그 것도 슬쩍슬쩍 웨이브를 타는 춤이 아니라 쉼없는 스텝과 두 손으로 격렬하다면 격렬하달 수 있는 춤을 잠깐의 휴식 시간과 비 오는 날을 빼고는 사시사철 춥니다. 네. 짐작하셨겠지만 이 사람은 광고맨입니다. 제가 이 사람을 본 것도 10년이 넘었습니다. 처음에는 골동품 샵 광고판을 들고 있었는데 요즘에는 프렌차이즈 헤어샵을 광고하더군요. 나름 유명인사고 10년전 시간당 페이가 18불인가 20불이라고 들었는데 지금은 더 받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이 댄싱맨을 소개한 이유는 이 사람이 자기 일에 대해 가지고 있는 열정과 성실함 때문입니다. 다니다보면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납니다. 텍스를 보고할 시즌이 되면 자유의 여신상 복장을 한 사람이 길거리에서 손을 흔들기도 하고 피자집 광고를 들고 돌리는 알바생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에게는 앞서 소개한 사람과 같은 Passion 이 없습니다. 그냥 돈.받.고. 하는 일이고 제 눈에도 딱 그만큼만 보입니다. 그렇지만 이 댄싱맨은 추운 날은 물론 서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날에도 아이스박스 옆에 놓고 물을 마셔 가며 몸을 흔듭니다. 대충대충 설렁설렁이란 없습니다.

저도 긴 시간은 아니지만 일을 합니다. 하지만 저에겐 댄싱맨같은 열정이 없습니다. 일이란 성실하고 정직하면 되지,라는게 제 자세였습니다. 그런데 그는 어찌 보면 단순하기 짝이 없는 춤 추는 일, 에너지 소모가 적지 않은 일을 하면서도 보는 사람에게 ‘아, 저 사람은 돈 때문이 아니라 진짜로 저 일을 즐기는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만듭니다.
불과 3주전에 친구들과 점심을 먹다가 그 중 한 친구가 강사로 봉사하는 라인댄스팀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느닷없이 다가온 갑작스런 일이었습니다. 저는 주변 사람들이 다 인정하는 몸치라 내 평생 남들 앞에서 춤을 추는 일이 생길 거라고는 생각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얼떨결에 끌려 들어간 댄스팀에서 일주일에 하루 1시간, 3주 교습 받고 공연까지 합류했습니다. 춤에 소질이 있는 사람에게야 아무 일도 아닐지 모르지만 몸치가 동작을 따라 하기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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