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명숙 수상]팬데믹 시대를 사는 우리

[황명숙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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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난달에 팬데믹에 관한 글을 썼었습니다. 연초에 코로나 바이러스19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만 해도 계절형 바이러스처럼 일시적인 질병인 줄 알았는데 WHO가 팬데믹을 선언하고 전세계적으로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늘어나면서 우리 역시 순간순간을 팬데믹의 공포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철저한 방역에 성공한 한국을 제외하면 특히나 미국은, 캘리포니아나 플로리다같이 확진자 숫자 면에서 연일 신기록을 경신하는 주도 있고 주변에서도 확진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오는 분위기 속에서 불안감이 증폭되는 나날을 살아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기온이 높아지면 바이러스가 한 풀 꺾일 거라는 희망을 품고 살았는데 기온이 90도를 넘어 100도에 육박해도 바이러스는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인터넷에서 봤던 글이 생각 나는군요. 3차 세계대전은 총칼 없는 전쟁이 될 것이고(아마도 핵무기나 세균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겠죠) 4차 세계대전은 돌이나 화살을(모든 인류가 멸망하고 난뒤 문명을 모르는 신인류가 등장한다는 말입니다) 사용하게 될지 모른다고. 우스개 소리겠지만 웃을 수만은 없는 것이 한낱 바이러스에 속수무책인 우리들을 보면, 살상(殺傷)을 목적으로 세균을 살포하면 인류가 멸망할 수도 있겠다는 가설이 믿어지기도 합니다. 과거 공상 과학 영화들의 소재들이 많은 부분 현실화된 것을 감안해 보면 어느 정도는 가능성이 있는 말 같아 보인다는 말이죠.
독자 여러분들은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고 계시는지요? 저는 팬데믹이 시작되고 집에 있는 냉장고 하나를 냉동고로 바꿨습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제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려 음식을 못하는 상황이 오면 가족들이 굶어(?) 죽을까봐 국이나 전 같은 비상식량을 만들어 얼렸습니다. 또 헤어컷을 할 수 있는 도구와 마스크를 만들 수 있는 재료들을 사고 다른 사람들처럼 휴지와 페이퍼 타올도 비록 2,3개에 불과했지만 사재기(?)를 했었습니다. 덕분에 남편과 주위 사람들은 장발로 다니지 않아도 되었고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힘들어하지 않아도 되었었습니다.
아직까지는 다행히도 무사한 덕분에 만들어 놓은 음식을 꺼내어 끼니를 떼우는 날도 많고 사재기한 물건들을 쓰느라 마켓에 자주 가지 않아도 되는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직도 어떤 사람들은 ‘이건 감기와 같은거라 마스크를 굳이 쓸 필요가 없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모든 보험 상품들이 만약,이라는 상황에 대비하는 것처럼 뭐든지 대비하고 준비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확진자들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꼭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해서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는 것, 이런 이타적(利他)인 생각과 삶이 세상을 살맛 나는 곳으로 변화시키지 않겠습니까?
그동안 온라인 예배와 주차장 예배를 통해 신자들과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던 교회들도 점차 닫혔던 교회 문을 여는, 혹은 열겠다는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모쪼록 사회적 거리 두기 잘 유지하시고 마스크 꼭 쓰시기 바랍니다. 마스크만 잘 써도 너와 나, 그리고 우리 모두가 안전할 수 있다니까요. 요즘 비도 자주 내리는데 지금 상황에 맞을 만한, 짧지만 여운이 긴 시 한 구절 소개합니다.

그대의 우산 (이 문조)
비를 맞는 사람에게 슬며시 다가가 우산을 씌워준다 / 누군가에게 우산이 되어 준다는 것 참 행복한 일이다 / 비바람을 막아주는 우산 / 나도 이 세상 누군가를 위해 몸도 마음도 젖지 않게 해주는 다정한 우산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