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명숙 수상] 서로 사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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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러하며 미래에도 부동(不動)의 베스트셀러 탑은 아마도 성경,일
것입니다. 어느 한 나라나 지역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아닌, 전세계인들이 각자의 언어로
읽을 수 있는 책은 성경 즉, 성서(聖書)가 유일하다고 볼 수 있는데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사람들도 알게 모르게 성경 한 구절쯤은 다 알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 중에 가장 널리
알려진 구절이 ‘서로 사랑하여라’ 입니다. 아니, ‘서로 사랑하라’는 말이 성경에만 있어?,
라고 반박하실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사랑,은 긴긴 내용이 담긴 성경을 집약한 단어이고
수많은 사람들이 믿고 따르는 예수님이 33년의 일생을 통해 보여준 행동의 원천이기도
합니다.

사랑,은 사람으로 하여금 모든 것을 감싸게 하고 이해하게 하며 목숨을 버리게도 합니다.
살아오면서 읽은 수많은 책의 주제와 소재가 사랑이었고, 구구절절 심금을 울렸던 노래
가사가 사랑이고 이별이었습니다. 믿는 사람의 눈으로 보면 인류를 위해 목숨을 바친
존재가 예수님이었고, 나라를 위해 혹은 이념이나 신앙을 위해 혹은 가족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사람들이 역사 속에 존재해 왔고 지금도 자신보다 타인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기적(利己的)인 사랑은
사랑이 아닙니다. 사랑은 이타(利他)적인 것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말로만
사랑을 외치면서 이기적인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간디가 그랬다죠? ‘나는
그리스도는 좋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싫다’고.. 사실 믿는 사람들도 온전히 사랑을
실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주변에는 위선자(僞善者)들도 많고 말로 행동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자신의 언행이
타인을 아프게 한다는 것을 모릅니다.

최근 자주 듣는 신부님 말씀을 듣다가 깨달은 것이 있어 나누고자 합니다.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 특히 저같은 경우에 자가당착(自家撞着)에 빠지는 일이 많습니다. 한 공동체에서
오래 생활하다보면 성격이 모가 나거나 날이 선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저역시 그런 사람들에게서 상처를 받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 경우 조목조목 따져가며
시시비비를 가려보고 싶은데 ‘내가 이걸 따져서 공동체가 시끄러워지면 어떡하지’하는
걱정에, 혹은 ’믿는다는 사람이 이러면 안되지’ 이런 생각을 하며 가슴을 치면서도 좋은게
좋은거지, 하며 참은 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앞서 예를 든 베네딕토 신부님은 예수님께서
‘서로 사랑하라’고 했지 ‘모두를 사랑하라’고 하시지 않았다,며 동그란 사람은 굳이 나를
찌르고 아프게 하는 뾰족한 사람 옆에 가지 말라고 하십니다. 일부러 배타적으로 밀어낼
필요는 없지만 나를 아프게 하는 사람을 사랑하려고 굳이 다가가지 말라는 말이죠. 저역시
아프면서도 신앙인(?)답게 행동하려고 ‘나에게 적대적인’ 교우조차 포용하려고 자꾸
다가가는 어리석은 행동을 반복하며 살아왔었는데 신부님 말씀을 듣고 생각해보니 맞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래서 감히 말씀드립니다. 혹시라도 ‘모두를 사랑’하려고 피를 흘리시는
분이 계시다면 굳이 모두를 사랑하지 마시고 내 맘과 맞는 사람들을 사랑하세요. 우리
각자는 사랑으로 빚어진 피조물들이고 상처받는 것이 당연한 사람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모난 사람들을 이해하려고 허비하는 시간을 마음에 맞는 이들과 서로 사랑하는 시간에
쓰세요. 오늘도 서로 사랑하는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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