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명숙 수상] 나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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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요즘에는 책 이야기를 자주 하는 편인데, 출간되는 책들을 보다보면 최근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부문에 대해 알게 됩니다. 물론 부자되기 같은 장르는
성경책과 더불어 영원한 베스트셀러(?)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물질이 모든
것의 근간(根幹)을 이루는 자본주의 시대를 사는 우리들은 누구나 경제적인 독립과
부의 축적을 꿈꾸며 일을 합니다. 팬데믹 이후 정부는 가정 경제 안정과 소비로
유지되는 서비스 업종을 위해 몇 차례의 지원금(stimulus check)을 보조했습니다.
보조된 지원금으로 어려운 고비를 넘긴 사람들도 많았지만 어떤 업종의 사람들은
지원금으로 집이나 차를 구입하고 더 많은 사람들은 주식이나 코인에 투자해 팬데믹
기간 동안 주식시장은 개가 종목을 선택해도 돈을 번다,고 할 정도로 근래 드문
활황을 누렸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결국 그렇게 풀린 돈이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인플레이션의 요인 중 하나가 되어 우리의 가정 경제를 위협하는 시간속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흔히 하는 얘기로 인간이란 존재는 서있을 때는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어한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못먹고 못살던 시절에는
정신적인 풍요를 논하는 것은 사치고 ‘개 풀 뜯어먹는 소리’로 치부하지만 물질적인
풍요를 이룬 단계에서는 심리학이나 철학적인 것이 삶의 명제로 등장하고
베스트셀러 반열에 들게 됩니다. 책을 살펴보면 정신과 의사들이나 심리학자들이 쓴
책들도 많고 읽다보면 내 마음을 들여다본듯한 내용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책들도 많습니다.

저는 공감능력이 지나칠 정도로 발달(?)해서 대화의 상대방이 어려운 상황이나
억울한 사연을 하소연하면 감정이입을 잘 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뛰어난 공감능력에
비해 현명한 편은 아니어서 가끔 황당한 상황에 처하기도 합니다. 기껏 맞장구를
쳐줬더니 온갖 말을 한 본인은 쏙 빠지고 저만 덤터기를 쓴다던지, 성격이 못된
사람이 벌린 상황이나 그로 인해 받은 상처도 맞대거리를 안한다던지(사실은 어떻게
대응을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조금은 소극적인 방법으로 열불나는
상황을 어영부영 넘기다보니 상대방은 제가 아파하는 줄 모르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그런데 요즘에 출간되는 책들을 보면 저같은 사람들 보라는 내용들이 많습니다. 각기
다른 저자들은 말합니다. ‘나를 잃어가면서 지켜야할 관계는 없다’ ‘때로는 마음도
체한다(내 마음의 상처 보듬어 주기)’ ‘모두를 이해하지 않아도, 다 껴안을 필요도
없다’고… 독자 여러분들도 저처럼 고개가 끄덕여지시는지요. 저는 왜 그렇게 모든
사람들과 둥글게 잘 지내고 싶어 했을까요? 누구보다 중요한건 저 자신이었는데 왜
상처받은 제 마음을 외면하고 상대방에게 쿨한 모습을 보이고 싶어 했을까요?
상대방이 못된 짓을 하면 따지는 것을 왜 수준 낮은 행동이라고 생각하고
참았을까요? 생각해보면 저를 억울하게 만든 것은 상대방이 아닌 저 자신이었습니다.
제가 제 자신을 소중히 생각했다면 모든 억울한 상황에서 참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참았다고 결과가 다 좋았던 것도 아니고 상대방이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던 적이 별로 없었다는 사실을 지금이라도 깨닫게 되어서 참 다행입니다.

며칠후면 제 67회 현충일입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殉國先烈)과 전몰(戰
歿)한 장병들의 충렬을 기리는 날이고, 그 분들 중에 제 아버님도 계십니다. 현충원에
계신 부모님께 올리지 못하는 예를 지면으로나마 올립니다. 조국을 위해 산화(散
華)하신 모든 호국영령들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잘 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