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나 저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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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식 목사 (훼잇빌 영광침례교회)
본문: 마태복음 16:13-17

중국인들이 종종 쓰는 말 중에 ‘차부뚜어(差不多)’라는 말이 있다. 쉽게 풀어서 말하면 ‘그게 그거 아니냐’ 란 뜻이다. 1919년에 중국의 지성인이자 대문장 가였던 후스(胡适) 선생은 당시 사람들이 대충 대충 일처리하는 것을 풍자해서 ‘차부뚜어 선생전’이라는 글을 썼는데 거기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엄마가 흑설탕을 사오라고 하면 백설탕을 사오면서 ‘그게 그거 아닙니까’라고 했다고 한다. 또 일하면서 숫자를 쓸 때도 십(十)자를 항상 천(千)자로 쓰면서, ‘줄 하나 차이일 뿐인데…’라는 식이었다. 어느 날 그가 죽을 병에 걸리게 되자 가족들에게 동쪽에 사는 왕(旺) 의사선생을 모셔오라 했다. 그 가족들은 의사를 찾으러 급하게 갔으나 결국 찾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서쪽에 사는 수의사 왕(王) 선생을 대신 모셔오게 됐다. 어차피 같은 왕씨이고 어쨌건 의사이니 수의사에게 몸을 맡겼던 차선생은 어떻게 되었을까? 결국 ‘그거나 저거나(차부뚜어)…’라고 하며 이 세상을 뜨고 말았다.

마태복음 16장에 보면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질문하시는 장면이 나온다.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세례(침례) 요한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엘리야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선지자 중의 하나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이 때 예수의 수제자인 베드로의 바로 그 유명한 대답이 나온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예수님 이야말로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바로 그 ‘메시야(그리스도)’라는 뜻이다.

세례(침례) 요한은 당대에 유명한 설교가이자 많은 사람들이 추종했던 인물이다. 심지어 당시 종교 지도자들인 바리새인들과 사두개인들 조차도 찾아올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었다(마 3:7). 또 엘리야는 어떤가? 기도 한 번으로 하늘에서 불이 떨어질만큼 대단한 사람이었고 모세와 함께 구약을 대표하는 선지자였다. 한 사람은 구약을 대표하는 선지자요, 다른 사람은 그런 선지자들 보다도 더 나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위대한 사람이었다(마 11:9). 사람들은 그들이 생각할 수 있는 최고의 인물들을 생각하면서 예수님과 비교했던 것이다.

여러분들은 예수님을 어떤 분이라고 생각하는가? 이 세상에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하고 위대한 인물들을 데려온다면 예수님과 비교할 수 있겠는가? 선지자들이 능력이 없거나 대단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다. 성인들이 훌륭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다. 다만 예수님은 차원이 다른 분이라는 말이다.

예수님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신앙생활이 달라지고 인생이 달라진다. 죽음 이후의 삶도 달라진다. 또한 여러분들에게 예수님의 몸된 교회는 어떤 의미인가? 그저 좋은 일 하는 곳인가? 아니면 좋은 인간관계를 맺고, 여러가지 정보도 얻을 수 있는 아름다운 커뮤니티인가? 물론 그런 것들도 교회의 요소에 포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본질이 될 수는 없다. 시험에서 아무리 비슷하게 대답을 해도 정답을 맞히지 못하면 결국 오답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부디 인생의 정답을 찾으셔서 복된 길로 가시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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