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명숙 수상] 이 아름다운 날에…

어제 4월 26일 그린스보로 한인회가 주관하는 <2025 NC Korean Festival> 행사가 있었습니다. 엄청난 인파에 음식을 파는 부스마다 줄은 끝을 몰랐고 부스별로 준비한 음식이 모두 동이 나고, 관객들은 K-Culture, K-Pop , K-Dance에 열광했습니다.
저는 누구의 노래인지도 모르는 아이돌 그룹의 노래를 춤까지 완벽하게 익혀 1시간여를
쉬지 않고 춤을 추는 미국의 10대 20대들을 보면서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우리의 부력이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가 강력이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고 말씀하신 백범 김 구 선생의 소망이 이루어지는 현장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저는 그린스보로 난타팀인 <리듬타> 의 일원으로 공연을 했는데 무대위에서도 우리나라 문화의 현주소를 확인한 듯하여 뙤약볕에 고생은 했지만 정말 즐거운 하루로 기억할 듯합니다.
하느님의 종으로 섬김의 삶을 실천하며 살았던 프란체스코 교황께서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가셨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그의 삶은 종파를 막론하고 존경할만한 삶이었습니다. 그야말로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며 살았던 그가 남기고간 재물이 단돈 백 불이었고 성인 한 사람이 몸을 눕히기도 빠듯한 침대와 십자가가 놓인 탁자 하나가 전부인 그의 방을 뉴스를 통해 보면서 우리가 소유한, 그리고 소유하고자 열망하는 모든 것들에 많이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예수님 팔이를 하며 살고 있는 많은 종교인들, 그리고 늘 성경을 읽으면서 예수님의 삶의 궤적을 꿰뚫고 있는 우리 평신자들은 예수님의 가르침 중 무엇을 실천하며 사는
것일까, 를 많이 생각하고 반성했습니다.
그 와중에 인터넷에 떠있는 그의 편지라는 글을 읽었습니다. 영어 원문을 찾기 위해 쳇 지피티를 통해 검색한 결과는 공식적으로는 알려진 바 없는 글이라는 하지만 그냥 좋은 내용이라 공유하고자 합니다.
이 세상에 내 것은 하나도 없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나는 오늘, 이 삶을 지나가는 사람으로서 작은 고백 하나 남기고자 합니다. 매일 세수하고 단장하고 거울 앞에 서며 살아왔습니다. 그 모습이 ‘나’ 라고 믿었지만, 돌아보니 그것은 잠시 머무는 옷에 불과했습니다. 우리는 이 몸을 위해 시간과 돈, 애정과 열정을 쏟아붓습니다. 아름다워지기를, 늙지 않기를, 병들지 않기를, 그리고…죽지 않기를 바라며 말이죠. 하지만 결국, 몸은 내 바람과 상관없이 살이 찌고, 병들고, 늙고, 기억도 스르르 빠져나가며 조용히 나에게서 멀어집니다. 이 세상에, 진정으로 ‘내 것’ 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도, 자식도, 친구도, 심지어 이 몸뚱이조차 잠시 머물렀다 가는 인연일 뿐입니다. 모든 것은 구름처럼 머물다 스치는 인연입니다. 미운 인연도, 고운 인연도 나에게 주어진 삶의 몫이었습니다. 그러니, 피할 수 없다면 품어주십시오. 누가 해야 할 일이라면 ‘내가 먼저’ 하겠다는 마음으로 나서십시오. 억지로가 아니라, 기쁜 마음으로요.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오늘, 지금 하십시오. 당신 앞에 있는 사람에게 당신의 온 마음을 쏟아주십시오. 울면 해결될까요? 짜증내면 나아질까요? 싸우면 이길까요? 이 세상의 일들은 저마다의 순리로 흐릅니다. 우리가 할 일은 그 흐름안에서 조금의 여백을 내어주는 일입니다, 조금의 양보, 조금의 배려, 조금의 더 가짐이 누군가에겐 따뜻한 숨구멍이 됩니다. 그리고 그 따뜻함은 세상을 다시 품게 하는 온기가 됩니다. 이제 나는 떠날 준비를 하며, 이 말 한 마디를 남기고 싶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내 삶에 스쳐간 모든 사람들, 모든 인연들, 그리고 이 아름다운 세상에, “나와 인연을 맺었던 모든 사람들이 정말 눈물겹도록 고맙습니다.” 가만히 돌아보면, 이 삶은 감사함으로 가득 찬 기적 같은 여정이었습니다. 연제나 당신의 삶에도 그런 조용한 기적이 머물기를 바라며 이 편지를 마칩니다.
가장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하느님이 자신에게 맡기신 양떼들을 섬기며 살았던 그의 삶에 경의를 표하며 부끄러운 제 삶을 반성해 봅니다.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계절의 여왕 5월입니다. 계절만큼이나 아름다운 시간들이 여러분들 생활에 깃들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