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밀함의 기도와 사명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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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천 목사 (커넥트 교회)

본문: 시편 27:1-7

지난 달, 21세기의 C.S.Lewis 라고 불리우던 Tim Keller 목사님이 하나님 품에 안기셨습니다.  많은 저서를 남기기도 하였고 가장 번화한 도시인 뉴욕의 중심에 리디머 교회를 개척하여 아름다운 주님의 교회를 건강하게 세우기도 하였습니다. 그가 행했던 수많은 사역과 설교 가운데 가장 위대한 것은 뉴욕의 젊은이들에게 복음을 깊이 있게 전한 사역이었습니다. ‘복음, 도시, 운동’이라는 세가지 키워드로 사역을 세워가고자 하는 그의 비전의 기초에는 삶으로 경험된 복음이 있었습니다. 그의 기도사역에도 그러했어요.

팀켈러의 “기도”는 신선한 영향력을 준 책입니다. 그는 이 책에서 기도에 대한 두가지 접근을 정리합니다. 하나는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하나님과 친밀해 지며 하나님과 하나됨을 경험해 가는 수단으로의 기도라는 접근이에요. 또 다른 기도에 접근은 내적인 평안이 아닌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간구하며 하나님 나라 실현이라는 “부르심”의 일환으로 기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전자를 관계 중심의 기도, 후자를 사명 중심의 기도라고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기도가 이러한 두가지 관점이 필요함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 두가지 기도를 균형 있게 집중할 때, 우리의 기도가 더 깊어지고 더 풍성해지며, 더 위대한 하나님의 은혜의 길을 바르게 걷는 순례자의 삶을 살 것입니다.

 

  1. 믿음으로 도전하는 기도 (1-3)

‘다윗의 시’라고 단순하게 다른 배경에 대한 설명없이 기록된 시편 27편은 다윗의 선물과 같은 기도의 시입니다. 1-3절을 보시면 ‘악인들, 대적들, 원수들, 군대, 전쟁’ 이라는 단어를 통해 그가 험난한 시간을 보낸 전쟁터에서 이 시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마치 우리의 매일의 삶이 전쟁과 같은 상황이라면 이 시는 더욱 우리의 고백이 될 수 있습니다.

다윗을 생각해 볼 때, 그의 일상은 수많은 전쟁으로 채워졌고, 때로는 그 전투의 대상이 자신의 왕이었던 사울 왕이기도 했습니다. 오랜 전쟁을 경험했지만, 오늘 고백처럼 그가 과연 두려움이 없었을까요? 승리의 경험 속에서도 여전히 두려움과 아픔과 무서움이 있었을 것이에요. 오늘 본문처럼 대적하는 사람들의 앞에서 두려움 없이 태연한 척은 하지만, 그 마음 속에 숨겨진 두려움과 아픔과 어려움을 고백하고 있어요.

그의 입술의 고백은 “두렵지 않아. 하나도 두렵지 않아. 무섭지 않아. 전혀 무섭지 않아. 나는 태연해. 나는 괜찮아. 내 살을 먹으려고 온 대적들. 그들은 넘어지고 실족 했어. 하나님이 이미 지켜 주시기에 나는 괜찮아.” 이 말은 두렵지 않다는 고백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두렵기 때문에 두렵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에요. 두렵지만, 내게 의지할 분을 바라보며 두려워하지 않겠다고 결단하고 고백하는 시입니다. 이것은 믿음을 가진 기도입니다. 이 기도가 우리에게 필요한 기도입니다. 기도는 믿음을 갖고 하는 것입니다. 기도는 상황을 초월하는 것입니다. 기도는 현실에서 보지 못하는 것을 보며 주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의 시각으로 나,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1. 소망으로 도전하는 기도 (4)

4절입니다. “내가 여호와께 바라는 한 가지 일 그것을 구하리니 곧 내가 내 평생에 여호와의 집에 살면서 여호와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그의 성전에서 사모하는 그것이라.”

전쟁터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전”과 “생존”입니다. 그것만큼 기대하고 바라보고 소원하는 것은 없겠죠. 다윗도 그러했을 터인데, 그의 기대와 소망은 달랐어요. 내가 여호와께 바라는 한 가지 일… 그것을 구할 것인데, 내 안위와 내 편안함과 내 생존이 아니라 여호와의 집에 평생을 살면서 여호와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그의 성전에서 사모하는 그것이라.

다윗이 기대하는 바, 생각한 바, 소원하는 바, 하나님의 집에 살기를 원하고, 여호와의 아름다움을 바라보길 원하고 있어요. 또 다른 말로 여호와의 사랑하심과 인자하심을 바라보며, 주님의 성전에서 주님을 깊이 묵상함이 내가 바라는 것입니다”라고 노래해요.

사실, 다윗은 한 번도 성전을 본 일이 없어요. 하나님의 집도 본 일도 없어요. 하지만, 주님의 집, 곧 성전을 그토록 바라며 짓고 싶어했죠. 여호와의 장막, 여호와의 법 궤를 바라보며 주님과 동행을 너무 좋아했어요. 또한 여호와의 임재를 상상하며 기도하고 있는 것이죠.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 로다. 주님과 동행과 주님을 향한 기대가 여러분의 기도속에 충만하시길 기도합니다. 시편 27편 4절의 말씀이 우리 모두의 기대와 소망이 되길 축복합니다.

 

  1. 현실속에서 찬양하며 드리는 기도 (5-7)

5절부터는 다윗의 상황을 알려줘요. 환난 날입니다. 그는 원수들에 둘러쌓여 있고, 환난 날이며, 소리 내어 부르짖어야 할 만큼 어렵고 힘든 상황이에요. 1-3절의 상황이 4절을 넘어 5-7절에도 계속되는 것이죠. 그가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여전히 주님을 찬양하고 기도하고, 고백하는 이유는 믿음과 소망을 갖고 주님을 향한 기도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 머리가 나를 둘러싼 내 원수 위에 들리리니 장막에서 즐거운 제사를 드리겠고, 노래하며 여호와를 찬송하리 로다. 이것은 결단입니다. 1-3절에서의 고백이 4-6절에서는 결단으로 바뀌어요. 주님의 임재가 있는 곳을 사모하며 찬양하며 노래하며 제사를 드리고 있는 것이죠. 마음은 그러하고, 소원함이나 기대도 그러한데, 현실은 그렇지 못해요. 현실은 여전히 전쟁터에서 원수들과 함께 전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죠. 하지만, 주님의 손길을 경험해요. 작은 고백과 기도에 응답하시는 주님을 바라보며 높은 바위위에 서 있는 자신을 노래하고, 자신이 머무는 초막과 장막을 하나님을 예배하고 찬양하는 자리로 바꾸어요. 자신이 처한 곳이 하나님의 소유임을 온전히 고백하는 것이죠.

기도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기도는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기도는 익히는 것입니다. 예수님도 기도를 이렇게 하라고 따라하는 기도를 알려주셨고, 수많은 시편 기자의 기도를 우리는 따라 할 수 있기에 시편이 우리에게 선물처럼 주어져 있습니다. 시편의 기도를 하는 인생은 그 삶이 아름다운 시어들처럼 예쁘게 아름답게 변해갈 것입니다. 기도의 능력을 함께 경험하십시다. 현실을 믿음으로 소망으로 도전하고 암울한 전쟁터 같은 현실을 돌파하는 기도의 신앙을 소유하시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