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歲暮)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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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크고작은화분들이 60개가까이있다. 대부분이서양란과아프리칸바이올렛이다.
시간이날때마다들여다보고물을주는것이읽는것과더불어내취미생활의으뜸으로꼽을수있다.
연하디연한잎새사이로꽃대가올라오고화사한꽃을피울때면얼마나기특하고또한경이롭기까지한지…가끔남편은투정아닌투정을한다.
사람한테쏟는정성을꽃한테쏟는다고…내부모님은화초를참좋아하셨다.
특히나자상하셨던아버님은늘이렇게말씀하시곤하셨다. 화초와동물,음악을사랑하는사람중엔악인이없노라고…그래서난지금도이말이진리인줄알고산다.
물론살다보니이게모든사람한테다맞는말이아니라는것도알지만…내가동물이나화초를좋아하는이유는귀엽고예뻐서이기도하지만동물이나화초는사랑을쏟은만큼사랑으로되갚아주기때문이다. 내가하는일은물을주면서, 시든잎을따주면서건강하게잘자라라,는말한마디건네주고,애완견에게는때맞춰밥주고물주는것뿐인데그것들은싱싱한잎과예쁜꽃으로,혹은주인에대한무한한복종과애교를보여주는것으로보답을한다.

오늘아침,
화분을살피다가바이올렛두개가좁은화분에서자라다가시들거리는것을보고두개를나누어주면서느낀일이다.
뿌리를조심스레나누면서보니잎들이이리저리얼키고설켜있지만서로에게방해가되지않는쪽으로만뻗어나가있는것을보면서‘너희들이사람보다낫다’고감탄을했다.
나이가들어간다는반증인지요즘은자연에서인간살이의이치를깨닫는경우가많은데내주변을살펴보면, 남이잘난꼴을보지못하는사람들이더러있다.
질투때문에상대방에게흠을내려고애를쓰다가결국은본인의못난모습만남에게드러내는경우를보면서참안타깝다는생각을했다. 하느님께서는우리들하나하나에게탤런트를주셨다. 미모, 두뇌,손재주, 뛰어난체력, 언변, 좋은성격등각기다른재능들을주어더불어살아가도록만들어주셨다.
그런데어떤사람들은내재능을계발할시간에남을질투하는일로시간을보낸다.
언젠가방송에서의중요성을실험을통해보여준적이있다.
똑같은밥을각기다른그릇에담고미워,와고마워,를각각반복해서들려줬더니,미워,를들은쪽에서는곰팡이가금방생긴것을볼수있었다.
하물며생명을가진것들에게는영향력이오죽하랴.

또세모(歲暮)다. 엊그제해를보내고또새해를맞이한것같은데어느덧또한해가저물고있다.
쉽게오고쉽게가는것같은새해를앞두고어떤글을써야할까,를생각해보았다.
마침생각없이내뱉은어떤사람의말때문에황당해하는지인의경우를보면서,
새해에는상대방을기분나쁘게하는말은삼가해야겠다는결심을하게되었다.
사랑이표현되는것은행동이지만, 말또한사람을행복하게도불행하게도만들기때문이다.
며칠전받은글을인용한것도그런이유다.
올한해변변찮은제글을읽고늘칭찬해주셨던독자여러분들,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그말씀,덕분에행복했습니다.
을미(乙未)년새해에는부끄럽지않은글쓰도록노력하겠습니다. 건강하시고행복하시길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