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들판, 섭리의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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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 목사 (훼잇빌 새생명교회)

본문: 룻기 2장 3절

서론: ‘우연히’이라는 기적
우리 삶에는 ‘우연히’이라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만남, 뜻밖의 기회,
설명할 수 없는 우연들이 있습니다. 룻의 이야기는 그런 ‘우연’의 연속입니다. 오늘
본문은 그녀 인생의 가장 결정적인 ‘우연’을 기록합니다. “우연히 보아스에게 속한
밭에 이르렀더라.” 이 말씀은 룻이 찾아갔던 밭이 ‘우연히’ 이르게 된 장소가 아니라,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가 드러난 현장이라고 소개합니다.

1. 섭리의 도구: 한 여인의 작은 발걸음
하나님의 섭리는 우리의 순종과 믿음의 행동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룻은 절망 속에
주저앉아 있지 않았습니다. 룻은 나가서 밭에서 이삭을 주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 즉 나아가고, 수고하고, 이삭을 주으러 가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이
작은 발걸음은 하나님의 섭리가 역사하기 위한 필수적인 통로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능력이나 계획이 아니라, 우리가 믿음으로 내디딘 그 작은 걸음을 사용하셔서
그분의 크신 뜻을 이루어 가십니다. 섭리는 우리의 수동적 기다림이 아니라, 능동적인
믿음의 순종 안에서 그 빛을 발합니다.

2. 섭리의 본질: ‘우연’ 뒤에 숨은 손길
본문의 핵심은 ‘우연’이라는 단어입니다. 인간의 눈에는 이것이 놀라운 행운이나
우연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이 단어를 사용하여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손길을
가리킵니다. 룻 자신은 몰랐습니다. 보아스가 누군지, 그가 엘리멜렉의 친족인지, 그가
자신의 구원자가 될지 전혀 알지 못한 채 그저 가장 가까운 들판으로 나갔을 뿐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녀의 모든 걸음을 인도하고 계셨습니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종종 길을 잃었다고, 하나님께서 등지셨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손길이 우리를 ‘우연히’ 그 직장으로,
‘우연히’ 그 사람을 만나게 하시고, ‘우연히’ 그 상황을 통해서 우리의 미래를
준비하고 계십니다. 우리의 ‘우연’은 하나님의 ‘계획’입니다.

3. 섭리의 목적: 구원의 이야기로 인도하심
하나님의 섭리는 단순히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 주시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그것은
언제나 더 크고 영원한 목적, 즉 그리스도 안에서의 구원을 향해 나아가게 합니다. 룻이
들어선 그 들판은 단순한 일터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구속의 역사로 통하는
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보아스는 단순히 땅 주인이 아니라, ‘기업을 무를 자’(구속자)의
살아있는 예표였습니다. 하나님의 섭리는 룻과 나오미의 즉각적인 굶주림을 해결하시는
것을 넘어, 다윗의 왕권을 거쳐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에 그 이름을 기록하게
하셨습니다(마 1:5). 하나님의 모든 섭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우리의 이야기를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위대한 구원 이야기 속으로 불러들이시기 위함입니다. 우리의
진정한 보아스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이 땅에 오셔서 우리를
당신의 들판(하나님의 나라)으로 초대하시고 우리의 죄와 절망으로부터 우리를
구속하셨습니다.

결론: 섭리의 하나님을 신뢰하며 나아가라
오늘 여러분의 인생에도 ‘우연’이라는 단어로 설명되는 상황이 있습니까? 우연히 그
일이 잘못된 것처럼, 우연히 길이 막힌 것처럼, 우연히 내가 실패한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있습니까? 소요리문답이 고백하듯, 우리의 하나님은 모든 피조물과 그 모든
행동을 보존하시며 다스리시는 섭리의 주인이십니다. 하나님은 한 사건을 통하여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걸친 여러 목적과 의미가 이루어지도록 섭리하십니다. 여러분의
‘우연’은 하나님의 ‘섭리’입니다. 그분은 여러분의 그 들판, 그 아픔과 기쁨의 들판
한가운데서도 여러분을 보존하시며, 모든 상황을 다스리고 계십니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
겪는 사건, 심지어 고난조차도 하나님의 섭리 속에 있습니다. 하나님의 섭리를 신뢰하며
오늘도 우리의 들판, 우리가 부르심 받은 자리로 담대히 나아가는 것입니다. 낙심되는
현실 속에서도 하나님은 여전히 주권적으로 우리를 인도하고 계십니다. 우리의 인생은
‘운’에 맡겨진 것이 아니라 섭리의 하나님 손길에 붙들려 있습니다. 우연처럼 보이는
오늘 하루도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있습니다. 믿음의 눈을 열어, 모든 일에서 하나님의
손길을 발견하고 감사하며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기도: 천지의 모든 일을 보존하시고 다스리시는 전능하신 아버지, 우리의 눈을 열어 삶의
‘우연’ 뒤에 당신의 섭리의 손길을 보게 하옵소서. 당신의 지혜와 주권을 신뢰하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참된 복을 확신하며, 오늘도 당신이 주신 자리로 담대히
나아가는 믿음을 주옵소서. 우리의 구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