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명숙 수상] 이 또한 지나가리라
많이 들은 말이고 그만큼 자주 쓰는 말입니다. 영어로는 ‘This, too, shall pass away.’
라틴어로는 ’Hoc quoque transibit ‘라고 표기합니다. 우리들이 보통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스스로에게 혹은 상대방을 위로하기 위해 자주 쓰는 표현입니다. 작금의
현실이 절대 끝나지 않을 것처럼 절망적 이어도 과거를 돌아보면 옛이야기 하듯
담담해질 수 있는 것처럼 흘러가는 시간은 우리들을 조금씩 과거로부터 멀어지게
만들며 끝없이 오늘, 을 거쳐 내일로 우리들의 등을 떠밉니다. 누구나 과거를 말할 때
시작하게 되는 말이어서 유행어가 된 ‘라떼는 말이야’ 즉 ‘나 때는 말이야’, 특히
어르신들의 ‘라떼’를 듣다 보면 정말 그런 시절이 있었을까 싶게 믿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고 어려운 일들의 연속인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 미국이 어수선합니다. 우크라이나 사태, 러중 갈등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는
진정될 줄 모르고 변이에 변이를 거듭하고 있고 치솟는 물가에 실업률은 증가하는데
제조 업체들은 인력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입니다.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보면 매출은
증가했는데 인건비 상승으로 이윤은 감소하고, 인플레를 잡는다고 금리 인상, 양적
긴축 정책을 발표하면서 주식 시장까지 요동을 치고 있습니다. 경제에 관심 없는
사람도 다우 존스나 나스닥, s&p 정도는 알 수 있는 것이 뉴스를 보다 보면 자주 듣게
되는 단어인데 작금의 주식 시장 동향을 보면 롤로코스터를 연상케 하고, 장을 보러
나가보면 예전과 같은 돈으로는 장바구니를 채울 수가 없을 정도로 식재료나
공산품의 가격이 많이 인상됐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진정 국면이지만
세계적으로 경제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경제 전문가가 설명하는 과거
그래프를 보다가 깨달은 것이 한 가지 있었습니다. 우리가 지금 체감하고 있는
불안이나 공포가 아무리 클지라도 미국 경제는 우상향을 해왔으며 우리가 깊이를 알
수 없는 우물에 빠졌다고 생각했던 과거 시기도 현재라는 시점에서 보면 웅덩이처럼
작은 시기였다는 거죠. 멀리 갈 필요도, 거창한 예를 들 필요도 없이 십여 년쯤 전에
부동산 시장 붕괴를 야기했던 리먼 브라더스 사건은 저와 남편에게도 시련을
안겨줬을 정도이지만 세월이 흐르고 보니 그냥 고통스러웠던 시기로만 기억됩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검색해 보면 이 말의 유래는 다윗 왕 때라고 하는데 실제 성경에는 이 말이 없습니다.
검색해본 유래는 이렇습니다. 큰 전쟁에서 승리한 다윗 왕은 승리의 기쁨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게 반지를 만들도록 보석 세공인에게 명령을 내렸습니다. 보석 세공인은
반지를 만든 후 반지에 들어갈 글귀를 고민하다가 솔로몬 왕자에게 갔더니 솔로몬
왕자가 반지에 새기라고 한 말이 ‘이 또한 지나가리라’였다는 것입니다. 이 글귀를
새긴 반지를 본 다윗 왕은 크게 기뻐하며 큰 상을 내렸다고 하죠. 믿거나 말거나 지만
어쨌든 이 명언은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에도 나오고 미국의 서정시인
랜터 윌슨 스미스의 시에도 등장해서 유명세를 키웁니다.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이
강물처럼 밀려와/ 평화로운 삶을 덮치고/ 가장 소중한 것들을 눈앞에서 휩쓸어가
버릴 때/ 시련을 겪는 순간마다 마음속으로 되뇌어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인력 확보와 매상고에 시달리는 분들이 주변에 많습니다. 그리고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걸리는 분들도 초기 코로나 때보다 많은 것 같습니다. 어려움을 겪고
계신 모든 분들에게 건네고 싶은 위로의 말씀은 ‘이 또한 지나갈 것입니다. 힘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