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명숙 수상] 마처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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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언론에서 말하는 ‘마처 세대’입니다. 이미 지식 백과사전에도 등재된 ‘마처 세대’란 베이비부머(Baby Boomer)세대인 1950년 중반부터 1960년대에 태어난 지금의 대한민국 중장년층으로 노후에 부모님을 모시는 것이 ‘당연하다’라는 생각을 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현대문명 속에서 자란 그들의 자녀들에게는 이런 당연한(?) 생각을 기대하기 어려운 혹은 냉정하게 표현할 경우 ‘버림받는’ 첫 세대라 하여 ‘마처 세대’라 부른다고 합니다.

여기에 성인이 된 뒤에도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에게 의존하는 ‘캥거루족’과, 자유를 찾아 독립해 집을 나갔지만 경기불황 등으로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원래 살던 집으로 회귀하는 ‘연어 족’까지, 그리고 자신의 노후를 스스로 책임져야만 하는 셀프 부양의 마처 세대. 요즘은 부모를 부양하면서, 동시에 장성한 자녀도 부양하는 ‘더블 케어 세대’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한 조사기관에서도 몇 년 전 서울에서만 30~40대 캥거루족이 48만 5천명에 이르고, 이러한 캥거루족 중에서 하지 결혼하지 않고 부모와 함께 사는 경우의 비율이 64.1%에 달한다고 합니다.
한국의 상황이기는 하지만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60대 이상 근로자 수는 337만5000명으로 사상 처음 20대 이하(322만3000명)를 앞질렀다고 합니다. 이들은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자식들 뿐만 아니라 아직 살아 계신 조부모. 부모까지 부양을 하며, 부족한 노후 대비로 은퇴 후에도 경제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국가자격증 시험을 가장 선호하고, 자격증 취득자 수가 30• 40대 보다 많다고 하는데, 한국산업 인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자격을 취득한 50대 이상 인구는 총 11만6177명에 달했고 50대 이상 장년층이 국가자격증을 취득한 건수는 최근 5년 사이 폭발적으로 늘어 전년 대비 30% 이상 폭증했다고 하고 통계청 자료에서도 지난 1월 42.3% 수준이었던 60대 이상 인구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매달 증가해 6월에 47.4%에 이른다고 합니다.
저는 마처 세대이기는 하지만 봉양할 부모님들은 안 계시고, 제 아이들도 학업을 마치고 타주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으니 다행히도 캥거루족은 아닙니다. 덕분에 집을 팔고 집을 사는데 있어서 아이들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으니 참 다행스러운 일이었죠.

여하튼 질병이나 불의의 사고만 없다면 90살이 아니라 100살까지도 살 수 있는 좋은 세상이지만, 믿을 것은 자신뿐인 딱한 세상을 살게된 이즈음의 마처 세대, 젊은이들은 부모를 짐이라고 생각하며 부모들이 베풀어준 희생을 너무 쉽게 잊어버리는 건 아닌지 걱정스러운 현실이 도래한듯 합니다.
2008년도에 서울신문의 한 논설위원이 마처 세대에 대해 언급하며 권고한 내용입니다. ‘재산을 물려주는 대신 용돈을 줄 것, 자녀 교육과 혼사에 재산을 올인하지 말 것, 배우자나 친구와 함께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을 가질 것’ 등 입니다. 씁쓸한 현실이지만 새겨 들을만한 조언입니다.
날씨가 무척이나 덥습니다. 건강에 유념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