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명숙 수상] 나이듦에 대한 소회(所懷)

0
36

오늘은 음력 칠월 칠석입니다. 그래서 제가 오늘부로 나이에 한 살을 더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나이를 더 먹는다는 사실은 그다지 우울한 일은 아닙니다. 저만
먹는 나이도 아니고, 나이라는 것은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건강이나 미적 관리를
잘한 인생 선배님들을 보면서 느끼기 때문입니다. 다만 저를 슬프게 하는 것은 점점
나태해지는 제 자신을 발견할 때와 변화하는 세상을 따라가지 못하는 느낌때문
입니다. 몇 년전만 해도 시대의 흐름에 뒤쳐지지 않으려고, 그리고 젊은
사람들로부터 ‘꼰대’ 소리 듣지 않으려고 신문물에 대한 정보 수집도 하고, 최신
트랜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려고 노력해서 나름 상대방에게 나이를 짐작하지
못하게 하는 전술(?)이 성공했었습니다. 지금도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DNA
덕분에 외모는 나이보다 젊어보이는 편이지만 지금은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하루가
다르게 밀려드는 방대한 정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사실이
저를 슬프게 합니다. A.I.나 휴머노이드 등등 예전에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등장하던
단어들이 이제 일상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오픈 A.I.의 쳇지피티, 구글의
제미나이, 일론 머스크 XAI가 만든 그록 등은 이제 우리의 일상에 들어와 있습니다.
얼마전까지 아마존의 알렉사 정도만 이해해도 신세대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면
지금은 앞서 열거한 모든 단어들을 이해해야 기침소리 정도 낼 정도입니다. 이런
사실들이 저를 슬프게 만듭니다.

왜 나이가 들면 하루하루가 이렇게 빠르게 지나가는 것일까요? 그래서 이 사실이
단순히 우리들이 갖는 느낌일뿐인지 A.I.를 통해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검색 결과
시간이 점점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나이가 들수록 ‘기억의 강도’가
약해지기 때문이랍니다. 뇌에서 쾌락 호르몬인 ‘도파민’이 많이 분비되면
신경회로에 가해지는 자극이 강해져 ‘강한 기억’이 많이 만들어지는데 나이가 들면
도파민 분비량이 감소해, 신경회로에 가해지는 자극과 기억의 강도가 모두 약해져서
이로 인해 약하고 흐릿한 기억만 나열되다보면 강한 기억이 배열될 때보다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끼게 되고 똑같은 일상이 반복될 때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끼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합니다. 뇌는 흥미롭거나 충격적인 일은 오래 기억하지만,
익숙한 일에는 크게 반응하지 않는데 나이가 들면서 새로운 경험이 감소하는 현상은
뇌의 신경회로 감소, 도파민 분비량 감소, 그리고 반복적인 일상에 대한 뇌의 적응
때문

입니다. 새로운 경험은 시간의 속도를 느리게 느끼게 하는 반면, 반복적인 일상은
뇌의 활동과 도파민 분비를 감소시켜 시간이 더 빨리 가는 것처럼 느끼게 하며, 이는
결과적으로 새로운 경험에 둔감해지거나 호기심이 줄어들게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그러니까 우리들이 자주 탄식하는 ‘나이가 들면서 시간이 왜 이렇게 빠르게
지나가냐’는 말은 느낌이 아니라 과학적인 사실에 근거를 두고 있다는 말이죠.
여러가지 자료를 검색하다보니 전문가가 권하는 팁도 있더군요. 공감이 가는
내용이라 소개합니다.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현상에 대처하는 행동으로 한 가지 팁을 드린다면, 나에게 유의미한 목표를 찾아보세요. 좋은 대학가기, 좋은 회사 가기, 더 '큰 집사기'보다, 조금 더 나 자신에게 유의미한 목표요. 나에게 유의미하고 가치 있는 목표가 있을 때, 그리고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시간은 좀 더 풍성하고 덜 빠르게 체감됩니다. 해야 할 일이 많거든요. 나 자신을 위해서요. 남이 정한 목표 말고요.>

나에게 유의미하고 가치 있는 목표가 무엇일지 생각해 봅니다. 내 마음밭이 비옥해야
좋은 생각이 떠오르고 글로 만들어지지 않을까, 그래서 저는 책을 좀 부지런히 읽고
싶어졌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은 어떤 목표를 정하고 싶어하실지 궁금하군요.^^

뉴스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