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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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목사 (한마음 벌링턴교회)
본문: 마태복음 11:28-30

새싹이 움 돋는 봄이 지나가고 점점 무더워지는 여름이 다가왔습니다. 이 계절은 많은 분들이 쉼을 찾아 산과 바다로 또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떠납니다. 모습은 제각각 다르겠지만 모든 사람들은 쉼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쉼을 가지려고 합니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이 쉼을 위해 일을 하기도 하고, 또 이 쉼을 가질 수 있는 날만 기다리며 살아가기도 합니다. 이 같은 현상은 그만큼 요즘 우리의 삶 가운데 너무나 쉼, 평안, 안식이 없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서점에 많은 서적들이 쉼, 평안, 혹은 안식과 관련된 주제를 가질 정도입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쉼, 평안, 안식에 대해 갈급해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러나 쉼은 단순히 육체의 휴식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일을 하다가 힘이 들어서 쉬는 것도 쉼, 안식이겠지만 때로는 취업이나 결혼을 통해 불안이 아닌 안정과 안식을 누리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각자의 시기에 맞게 다른 이들과 비슷하게 살아가고 있음으로 평안, 마음의 쉼, 안식을 느끼고, 안정된 노후와 삶을 통해 평안을 찾기도 합니다.

예수님 당시 사람들도 역시 쉼 혹은 안식은 매우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사람들은 울 일이 있는데도 울지 않고 웃을 일이 있어도 웃지 않는 세대라고 평가될 정도로 참 안식과 쉼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여유가 없어서 감정이 메마른 것인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잠시의 웃음은 물론이고 눈물조차 말라버린 시대였고 온갖 범죄들로 안 좋은 소식들만 가득한 어느 때보다 악하고 악한 시대였습니다.

그러면 약 2000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좀 나아졌을까요? 들려오는 소식들을 들어보면 별반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누군가 기쁜 일이 있으면 함께 기뻐하기보단, 배 아파하거나 자괴감에 빠집니다. 주변에 슬픈 일이 있으면 함께 울어 주기는커녕 그럴 줄 알았다며 혀를 차거나 나에게 그런 일이 생길까 염려하기에 급급해 합니다. 분명 우리는 세상은 혼자 살 수 없고 사회를 이루며 살아야 한다고 배웠는데 지금 우리는 마치 세상은 혼자서도 살 수 있단 듯이 나와 조금이라도 안 맞는 사람들에게는 아예 관심을 꺼버리고 살아갑니다. 거기에 더해 수많은 사건 사고들과 강퍅한 사회 분위기는 우릴 더욱 더 경직되게 만듭니다. 뉴스를 보면 웃음이 나오는 소식은 거의 없고 위기라는 말이 자주 들리듯이 우리를 점점 옥좨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상은 참 빠르고 바쁘게 돌아가지만 그곳에 나란 존재는 없는 시대, 취업과 결혼도 해야 하고, 자녀도 양육해야 하며 노후도 준비해야 되는데 아무도 나를 잘 알아주지 않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휴가, 평안, 쉼, 이런 단어들은 내가 쓸 수 없는 단어 같고, 우리 삶엔 사치스러운 단어가 돼 버린 시대로 우리의 쉼과 안식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어느 곳에서도 안식을 찾지 못하고 헤매는 우리에게 예수님은 한 가지 제안을 하십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성경에서는 예수님의 이 초청 다음 세 가지 사건을 소개합니다. 처음엔 밀밭 다음으로 회당 그리고 집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그리고 각각의 장소 어느 곳에서도 참 안식과 평안은 없고 피곤과 피로, 수고와 무거운 짐 밖에 없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이것을 그대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삶에 빗대어보면, 밀밭은 우리가 먹고 살기 위한 삶의 터전, 회당은 교회나 성당, 혹은 절과 같은 종교적 장소, 집은 우리의 가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밀밭, 사람들은 안정된 직장과 수입이 우리에게 쉼을 준다고 합니다. 그래서 열심을 다해 돈을 벌고 일을 합니다. 그런데 많으면 많은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돈은 우리 삶을 불안하게 합니다. 다음 집, 가정은 그 어느 곳보다 안식처가 되어야 하는데 때로 가정의 여러 복잡한 문제들로 더 우리를 머리 아프게 하기도 합니다. 끝으로 회당, 가장 대안이 되어야 할 것만 같은 이런 종교적 장소들이 때로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하고 괴롭게 할 때도 있습니다. 이처럼 어느 곳을 돌아봐도 마음 편히 있을 곳은 없고 그저 수고하고 무거운 짐 말고는 없어 보입니다. 그런 우리의 삶을 예수님은 다 알고 계시기에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라고 초청하신 겁니다.
우리의 삶은 윤택해지고 과거보다 더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참 안식과 쉼, 평안이 없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예수님의 이 초청의 말씀은 소망을 주고 큰 위로가 되며 힘이 됩니다. 그러니 우리의 수고와 무거운 짐을 대신 지어 주실 예수님께 모든 것을 맡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렇다면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라는 말씀처럼 우리에게 세상은 절대 줄 수 없는 참 쉼과 평안이 있을 것입니다. 힘겹게 무거운 짐을 지고 수고스럽게 살아가는 삶이 아닌 예수님의 초청에 응하여 참된 안식과 평안을 누리는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여러분 모두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