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명숙 수상] 나는 어디에 서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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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386세대입니다. 80년대에 대학을 다닌 60년대에 태어난 사람을 일컫는 말인 이 표현은, 정확히는386세대라는 말이 만들어졌던 90년대의 표현이니 지금은 586 혹은 686세대라고 불리는 것이 더 정확하겠네요. 언론에서는 앞자리를 떼어버리고 86세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전의 4.19, 5.16을 겪어냈던 세대만큼이나 80년대의 민주화를 이루어 낸 주역인 우리 세대가 이제는 사회의 기득권층, 이른바 꼰대 세대가 된 것은 시간을 거스를 수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타이핑으로 기사나 공문서 작성이 이루어지고 Fax로 기사가 송고되던 시점에서 컴퓨터로 전환되던 시점에 Dos로 컴퓨터를 배웠습니다. 도스는 윈도우가 나오기 직전의 시스템이었고 윈도우가 출현하면서 바로 사장(死藏)되어버린 시스템이라, 도스를 안다는 것만으로도 컴퓨터를 일찍 배운 사람으로 인식되곤 합니다.

서론이 길어졌지만 이런 제게도 요즈음의 변화는 따라가기는 커녕 이해를 하기에도 버거울 정도입니다. 돌이켜보면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변화가 없었던 시절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크건 작건 인류는 늘 변화속에서 발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특히 요즈음의 변화 속도는 빨라도 너무 빨라, 예전처럼 조금 늦더라도 습득이 가능한 정도가 아닌 시대가 되었습니다. 요즘 우리에게 자주 노출되는 단어중의 하나가 A.I.입니다. A.I.( Artificial Intelligence), 즉 인공지능이라는 단어는 예전처럼 공상과학 영화 속에서 접하는 것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단계에 접어 들었습니다. 인공지능이란, 인간의 학습능력, 추론능력, 지각능력을 인공적으로 구현하려는 컴퓨터 과학 분야 중 하나로서 정보공학 분야의 기술이기도 합니다. 한 마디로 인간의 지능을 모방한 기능을 갖춘 컴퓨터 시스템이며, 인간의 지능을 기계 등에 인공적으로 시연(구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눈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었던 최초의 사건은 2016년 구글이 개최한 홍보 이벤트였던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와 천재 바둑기사 이 세 돌의 바둑대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구글에서 주최한 이 거대 이벤트로 지구상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의 엄청난 능력을 알게되었는데 이후 많은 정치인들과 지식인들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수 많은 관측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문제는 컴퓨터로 인해 우리의 생활이 편리해지는 반면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는 분야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2023년 12월 현재 통계로 미국에서 한 해동인 1,179개 기업이 26만 1847명을 해고했고 이 과정은 현재도 미래에도 계속 진행될 것입니다. 제가 최근에 관심을 가지는 화두는 일자리를 잃은 젊은 세대와 평균 수명이 늘어난 노인 인구의 평화롭고 조화로운 공존입니다. 복지란 가진 것이 많은 사람들이 아닌, 장애인이나 노인 등 사회 약자층에 대한 배려이고 복지 정책이란 결국 재원이 확보되어야 실현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소설이나 영화를 통해 보면서 상상할 수 있었던 모든 일들이 현실이 된 지금, 할 수 없는 일이 할 수 있는 일보다 많아진 지금 나이에, 노년의 삶을 어떻게 가꾸어 나가느냐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가 되었습니다. 인공지능이 생활화된 미래는 지금보다 훨씬 편리하고 풍요로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편리한 물건도 내가 사용법을 알아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모를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알고자 하는 노력조차 안 하고 포기한다면,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도태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얼마나 늙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늙어 있느냐 라고 했습니다. 인공지능에 관한 뉴스들을 보다 보니 제가 남은 인생 동안 어느 정도까지 발전한 세상을 볼 지가 많이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그 세상을 살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만큼이나 빠르게 발전해 가는 현실이 놀라운 이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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